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한국 관광 홍보 영상 얘기다. 한류스타 모델도 없고, “웰컴 투 코리아” 같은 빤한 자막도 없다. 기괴한 행색의 무용수들이 이름난 관광지 앞에서 듣도 보도 못한 춤사위를 벌이는데, 의외로 중독성이 있다.
한국 관광을 알리는 유튜브 채널 ‘이매진 유어 코리아’에 올라온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시리즈가 소위 힙한(유행을 앞서가는) 춤과 음악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7월 30일 처음 공개된 서울 편을 비롯해 부산·전주·강릉·목포·안동 등 모두 6편이 제작됐는데, 유튜브·틱톡 등의 채널을 통해 현재까지 3억1200만 뷰(10월 25일 기준)를 올렸다.
이를테면 서울 편에는 청와대 앞길, 덕수궁 대한문, 삼성미술관 리움, 자하문터널, DDP 이렇게 다섯 곳이 등장한다. 서울의 그 많은 명소 가운데 꼽힌 곳들이다.
수문장 교대의식이 벌어지는 덕수궁, 삼엄한 분위기의 청와대 정문 앞에서 몸을 흔들어댄 덕분에 더 극적인 효과를 낸 것이다.
참고로 청와대 앞길은 2017년부터 누구나 오갈 수 있다. 청와대를 방향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가능하다. 눈썰미가 예리한 사람은 눈치챘겠지만, 중반에 등장하는 아찔한 경사의 낡은 계단 길은 영화 ‘기생충’에 등장했던 자하문 터널 앞 계단이다.
그밖에 부산 편에는 감천문화마을, 광안리 해변 등이 주 무대로 등장한다. 경북 안동 편에서는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강원도 강릉 편에서는 정동진, 낙산사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국민 명승지지만,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를 본 외국인 입장에선 현재 한국에서 가장 힙한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