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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토론] 편의점 인간

Anna.L

편의점인간에선 전형적인 청년 히키코모리 시라하씨가 등장한다. 시라하씨의 표현으로 그는 사회에서 이물질 취급을 당하고 있다. 시하라씨는 자신이 속해있는 이 사회에서 세상이 생각하는 '정상'의 범위 안에 들고 싶다. 그러나 자꾸만 그 밖으로 삐져나오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우울감과 자기혐오를 느끼는 동시에 그런(완벽하고 남들과 다른) 자신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불완전한 사회의 탓이라며 사회의 시스템과 사람들에 불만과 불신만을 쌓아가는 모순적인 행보를 보인다.

 

시라하씨가 말하는 불완전한 사회에선 이물질로 분류되는 소수파 사람들은 자신이 자신답게 살아갈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 그 사실에 분노하는 시하라씨 자신조차도 같은 소수파인 후루쿠라씨의 삶의 방식을 인정하지 않으니 이것만큼 난센스가 없다.시라하씨는 소수파임에도 자신과 같은 소수파들을 경멸한다. 자신이 사회에서 받는 취급을 '강간'이라고 표현할 만큼 부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후루쿠라씨의 세상을 흙발로 더럽히고 그 행동을 인지하거나 나쁜 행동이라 생각하지 못한다. 이 난센스를 그저 열등감이라고 치부하기엔 그가 묘사하는 사회의 모습이 뼈아프게 사실적이다.

 

후루쿠라씨의 '계약 결혼' ( 조금이라도 사회에서 '보통의 인간'처럼 보이기 위해 설치하기로 한 방어막) 제안에도 자신이 능동적으로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려는 발돋움이나 회복의 기회로 삼기보다는 그러한 수단을 통해 자신이 사회에서 투명 인간처럼 존재하기를 바란다.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고 그야말로 눈에 보이지 않는 기생충처럼 붙어사는 것이다. 시하라씨는 지금 지독한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사회에서 '없는 사람' 그저 역할로만 존재하게 된다고 하는 것에 한없는 자유로움을 느끼는 시라하씨, 자신의 세상이 욕조 한 칸이라도 괜찮다고 말하는 시라하씨. 그가 자신이 존재하는 상태를 스스로 거부함으로써 이제는 소수파도 아닌 완전히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면 후루쿠라씨는 시하라씨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히키코모리이다.

연애, 결혼, 취미, 특기 등 편의점 밖 인생을 살아본 적이 없이 평생 편의점 점원으로만 사는 후루쿠라씨와 편의점 점원을 비롯한 여러 단기 알바를 전전하며 결혼으로 정상의 반열에 들으려 노력했던 시라하씨. 이렇게 둘의 특징만 나열하고 이 들의 삶과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로 둘을 본다면, 이 둘은 사회적 부적응자, 소수파, 낙오자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복해서 말하건대 후루쿠라씨는 시하라씨와는 다르다.

 

후루쿠라씨는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다. 타인의 아픔이나 슬픔 등 우리가 흔히 인간답다고 말하는 모든 종류의 것들에 '반응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런 그녀를 두고 주변 사람들은 정상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과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 그녀를 한 편으론 걱정하면서도 사실은 무서워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후루쿠라씨는 나를 그 들과 비슷해 보이기 위해서 연기한다. 그녀는 곧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의 취향을 흡수하고 말씨를 배우고 같은 모습으로 웃는다. 이를 후루쿠라씨는 '내가 섭취하는 세계가 곧 내가 된다.'라고 표현한다.


런 그녀에게 편의점이라는 세계 속에 '점원'이라는 정체성은 편리하고 잘 어울리는 옷이다. 후루쿠라씨는 점원의 정체성의 옷을 입을 때 비로소 나 아닌 타인의 흉내를 내는 것을 그만둘 수 있게 된다. 그녀는 '점원다움'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 시라하씨가 자신을 세상에 숨기고 싶은 것과는 다른 맥락이다. 그녀는 편의점 안에서 점원으로 세상과 소통하기를 선택한 것이다.

 

후루쿠라씨에게 편의점이란 공간은 어쩌면 자신의 가치를 가장 잘 드러내며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라하씨가 자신과 그녀를의 가치를 끊임없이 후려치며, 그렇게 사는 것은 정상이 아니라고, 우리는 이물질이며 세상에 하등 쓸모가 없다고 말할 때도 담담하던 그녀였는데, 시라하씨가 편의점을 그만두라고 했을 때는 진심으로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제서야 마치 삶의 무언가를 통째로 잃어버린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서 무기력해진다. 만약 세상이 후루쿠라씨를 판단하지 않고, 그녀가 말하는 편의점 점원으로 일 하게 하는 이유에 집중 했다면 어땠을까?

 

그녀가 편의점 점원으로서 소통하고, 편의점 점원으로서 반응하고, 편의점 점원으로서 존재하는 것을 선택 한다면, 나는 기꺼이 그녀에게 점원다움으로 존재하는 것은 그녀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묻고 그녀의 언어를 해석하여 그 본질을 알아봐 줄 것이다. 나는 당신이 가진 고유의 색과 향기 온도를 인정하고 싶다.


'나는 문득, 아까 나온 편의점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 손과 발도 편의점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자, 유리창 속의 내가 비로소 의미 있는 생물로 여겨졌다.'
- 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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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年 3 月 27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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