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일기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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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이틀 동안 일본어를 하는 스탭이 필요한 일이 있다고 해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일본인 스탭과 소통해서 관객들에게 안내하는 비교적 단순한 업무였다.

나는 어려서부터 크게 사람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항상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편이다.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뭘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궁금하다.


이번에 스탭으로 온 친구들은 대부분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앞두거나 대학원 입학을 앞두며 쉬고 있는 친구들이었다. 그 친구들이 모두 밝고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일했지만 우리 때와는 다르게 개인의 바운더리를 지켜준다고 할까? 서로 같이 밥을 먹고 일을 돕지만 나이 같은 것을 묻거나 불편한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이 인상 깊었다.

물론 나도 나이를 묻진 않았다. (내가 질문하면 되물을까봐 나이를 안 물어보는 편이다)그냥 적당히 유추해서 그 친구들이 대부분 또래인 걸 알 수 있었다.


일본어 스탭으로 온 친구들이 어린 나이에도 대부분 다개국어를 능숙하게 할 수 있었다. 이래서 어른들이 옛날에 그렇게 기술 배워라, 기술 배워라 하셨던 걸까?

그 일은 생각보다 체계와 업무분담이 확실해서 좋았고 다른 스탭들과의 스몰톡도 즐거웠다.


사람이 살다보면 내가 살던 지역의 초중고등학교 친구들, 나와 같은 전공을 한 대학교 친구들, 나랑 같은 일을 하는 회사 동료들 등 나와 비슷한 사람만 어울리게 되지 않는가.

그런데 있는지도 몰랐던 전공을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내향적인 나도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어 굉장히 흥미 있게 대화를 했다. 물론 다른 친구들도 내가 하는 일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에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해오기도 했다.


나는 육체 노동이 주는 건전함이 있다고 믿는 편이라 몸이 조금 피로해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미소가 지어졌다. 오늘도 잘 살았다. 재밌는 하루였다는 기분.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일본어 스탭이 아니었던 취준생이라던 한 친구가 한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박혀 있었다.


‘다들 무언가인데 저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요.’


그 말은 자신을 설명할 타이틀이 없다는 말이기도 했고 스스로의 가치를 평가하는 말이기도 했다.

지금은 아무리 설명하려고 해도 소용 없겠지. 네가 얼마나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는 나이인지 말이야.


잘 모르는 청년의 미래를 작게 응원하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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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강사가 게시한 글로서 강사의 주관적인 의견이며 카페토크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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