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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인 인간

parknow

내 자랑 같지만 (이렇게 시작하는 말은 보통 자랑이 확실하다.) 나는 대인 관계가 원만한 편이다. 친구의 양이 많다기 보다는 우선 사귀게 되면 큰 트러블 없이 오래도록 관계가 유지되는 편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모두가 내 맘 같지는 않다보니 비교적 최근에 절교한 친구가 한 명 있다. 대학교 시절의 친구로 나르시시즘이 있는 친구였는데 그 친구는 항상 하는 일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본인의 이상이 너무 높기 때문임을 끝끝내 인정하지 못하고 헤어졌기 때문에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친구가 싫진 않았다.

누구에게나 본받을 점이 있는 것처럼 그 친구에게도 분명히 장점이 있었고 (지금은 잘 기억이 안난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미 20년 가까이 어울린 탓에 공유하는 주제도 추억도 많았다.

그 친구와 절교를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 친구와 함께 있는 내가 너무 별로였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항상 자신이 만들어 놓은 이미지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래서 듣고 싶은 말이 있으니 너는 그 말을 해라.’라는 식의 상황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자면 이 옷, 옷가게에서 제일 작은 거 산 건데 왜이렇게 크지? 이상하다?”라는 말을 했을 때. 화자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무엇이겠는가?


당연하게도 , 제일 작은 옷인데도 너한테 커? 너 진짜 말랐구나?”일 것이다.


그것을 모르지 않음에도 나는 이를 악물고 그 말을 하지 않기 위해 , 그래? 옷이 크게 나왔나? 다른 옷 찾아봐.”라고 답안지를 비껴가는 대답만 하는 밉상스런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도 대수롭지 않고 쿨하게 화자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해주고 넘어가고 싶지만 내 안의 꼬인 마음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냥 싹 씻고 자려고 누워 친구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주지 못 한 못난 자신을 자책하게 된다.


그게 뭐라고 그냥 해줄 걸...싶다가도 결국 정해진 답이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류의 사람에게 크게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사실 나는 감정에 솔직한 사람을 동경한다. ‘나는 이러이러해서 너에게 질투가 나.’, ‘이러이런 내가 자랑스러워.’ 등 이런식으로 솔직한 감정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약점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리스크가 있음에도 솔직하겠다라는 태도가 부럽고 멋있다.


 
그 친구가 자신의 듣고 싶은 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분명 내면의 어떤 문제 때문이겠지만, 그 말을 이 악물고 해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나의 또 어떤 심리적 작용에 기인한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연락을 했을 때 네가 뭔가 잘못한 게 아니라 그저 우리가 안 맞는 것이다.’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그건 진심이었다.


이건 내 문제이기도 하다.


엉망으로 꼬여있는 내 매듭을 풀 사람은 나밖에 없겠지만 아마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으니, 내가 내 매듭을 푸는 동안 자기 자랑 좀 속 시원하게 대놓고 해 줄 수 없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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